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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피엔 작성일20-10-12 10:26 조회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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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촬영한 산막이옛길 풍경. 산막이옛길은 내내 괴산호를 끼고 걷는 7㎞ 길이의 산책로다.
머릿속에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장소가 있다. 코로나19로 압박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요즘, 특히 간절해지는 곳이다. 충북 괴산이 꼭 그렇다. 어딜 가나 산과 물을 끼고 있는 괴산은 전형적인 전원 풍경을 보여준다. 예전 같았으면 따분하게 느껴졌을 일상적인 풍경이 새삼스레 다가오는 건 하 수상한 요즘 분위기 때문. 불안함에 사로잡힌 일상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 안온했던 옛 기억을 끄집어내기로 했다. 그 옛날 선비들이 안식처로 삼았던 괴산 아홉 굽이 계곡을 떠올리며 청량함 속으로 빠져들었다.


#마음 속에도 파란 물길이…화양구곡·갈은구곡

괴산 관광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구곡'이라고 표시된 곳이 유난히 많다. 구곡(九曲), 아홉 계곡을 뜻하는 구곡을 처음 명명한 사람은 남송의 학자 주자다. 주자는 중국 푸젠성 무이산 계곡에 살면서 주변 경치를 칭송하는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를 지었다. 주자가 무이구곡가를 통해 단순히 자연경관만을 이야기한 건 아니다. 무이구곡은 성리학적 세계관이 담긴 이념적 이상향을 상징한다. 구곡의 유래는 알았다. 이제 궁금한 건 괴산에 수많은 구곡이 생겨난 연유다. 괴산과 구곡의 연결고리는 조선 중기 학자 우암 송시열이 쥐고 있다. 송시열은 주자를 흠모했다. 스스로를 주자에 비유했던 송시열은 괴산 화양동 계곡에 머물면서 무이구곡가를 본받아 화양구곡이라 명명했다. 이후 송시열의 후학들이 그의 뜻을 받들어 곳곳에서 비경을 찾아내 구곡을 만들어낸 것이다. 괴산에는 화양구곡 말고도 갈은구곡, 선유구곡, 쌍곡구곡, 고산구곡, 연하구곡, 풍계구곡 등 7개의 구곡이 있는데 연하구곡은 괴산호 아래에 잠겼고 풍계구곡은 문헌에만 존재한다. 괴산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화양구곡이다. 제1곡 경천벽부터 제9곡인 파천까지 이어지는 3㎞ 산책로를 따라 호젓하게 산책을 즐긴다. 넉넉한 물길을 따라 걷다가 마음 내키는 곳에 멈춰 잠시 딴청을 부려도 좋다. 하늘을 떠받친 '경천벽', 구름 그림자가 맑게 비치는 '운영담', 금모래가 넓게 펼쳐진 '금사담', 구름을 찌를 듯 웅장한 바위 '능운대' 등 이름만큼 웅장한 9개의 비경이 시원한 계곡물을 배경으로 굽이굽이 펼쳐진다. 화양구곡이 제법 정비된 모습이라면 갈은구곡은 좀 더 자연적이다.파워볼실시간

달리 말하면 투박하달까? 갈은구곡 초입 갈론마을까지 가는 찻길부터가 그렇다. 칠성면에서 출발해 달천을 따라 이어진 길은 사은리 부근부터는 1차로로 쪼그라든다. 갈은구곡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보통 차를 대놓고 산책을 시작한다. 이곳부터는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한다. 1곡 장암석실을 지나 2곡 갈천정에 다다르면 물줄기가 보인다. 진짜 비경은 3곡 강선대 이후부터다. 강선대에 다다르면 글자를 유심히 볼 일이다. 보통 신선 선(仙)자를 쓰는데, 이곳엔 춤출 선(僊)이 새겨져 있다. 신선이 춤을 출 정도로 경치가 좋다는 의미다. 4곡 옥류벽부터는 계곡 상류로 진입한다. 계곡을 싸고 축대처럼 늘어선 바위가 인상적이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가 지정한 강소형 잠재관광지인 갈은구곡은 적당히 걷고 적당히 쉬어갈 수 있어서 좋다.


#산허리로 돌면 아찔한 출렁다리가…산막이옛길

괴산을 전국구 여행지로 만든 건 송시열의 화양구곡도, 신선을 춤추게 한 갈은구곡도 아니다. 충북 내륙 깊은 곳까지 사람들을 그러모은 건 7㎞ 산책로 산막이옛길이었다. 깊은 오지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 만든 산막이옛길은 2011년 개장해 최고로 많을 땐 한 해 방문객이 13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본래 산막이옛길은 산막이마을부터 사오랑마을까지 연결하는 4㎞의 통행로였다. 첩첩산중 산막이마을 사람들은 산에 올라 나물과 버섯을 채취해 생활을 이어갔다. 마을에 위기가 닥친 건 1957년 괴산수력발전소가 생기면서다. 댐이 들어서면서 마을 대부분이 수몰되고 개울을 따라 읍내로 가던 길 역시 가라앉았다. 마을 사람들은 읍내로 가는 새로운 길을 만들었고 이것이 산막이옛길의 시작이다. 산막이옛길은 능선을 타지 않는다. 풍광을 보고자 만든 길이 아니기에 산허리를 싸고돈다. 출발과 동시에 왼쪽으로는 괴산호, 오른쪽으로는 높이 500m 남짓한 봉우리를 줄곧 품으며 걷는다. 경치를 보다 넓게 조망하고 싶다면 중간중간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삼성봉·천장봉·등잔봉에 오르면 된다.

산막이옛길 초입에는 울창한 송림이 맞아준다. 특이한 건 소나무밭 사이로 출렁다리를 만들어놓은 것. 허공에 떠 있는 다리를 건널 땐 자연스레 발끝에 집중이 된다. 속세를 잊는다는 망세루(忘世樓)부터는 데크로드가 시작된다. 아름답게만 보이는 이 길은 그 옛날 지게꾼들이 목숨을 내놓고 걸었던 곳이다. 중간 지점 호수전망대에 서면 괴산수력발전소와 한반도 지형이 한눈에 잡힌다. 데크로드가 끝나고 흙길로 접어들면 산막이마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본래 길은 산막이마을까지였다. 산막이옛길이 인기를 끌자 괴산군은 곧장 '충청도 양반길'을 조성했다. 산막이옛길을 충청도 양반길 1코스에 포함해 현재까지 1, 2, 2-1, 3코스까지 모두 25㎞ 길을 완성했다. 산막이옛길은 충청도 양반길 2코스와 '연하협구름다리'를 통해 연결된다. 양반길 2코스는 앞서 소개한 갈론구곡을 지나 사기막리, 선유대를 차례로 거친 다음 다시 연하협구름다리로 돌아와 끝이 나는 13.5㎞의 길이다. 2016년 개통한 연하협구름다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명소다. 젊은 사람들은 산막이옛길보다는 이 다리에 더 관심이 많다. 다리 한가운데 서서 괴산호를 떠가는 유람선을 구경할 땐 노르웨이 피오르가 겹쳐질 만큼 장관을 연출한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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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으르렁' 법사위, 증인 채택률 '0' 野 '맹탕국감' 비판 속 현안질의
정무위, 펀드 사기건 관련 금융사 대표 증인 출석…야 "권력형 게이트" 공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0.9.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출석하면서 추 장관과 야당 사이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권력형 게이트'라고 규정한 옵티머스·라임펀드 사건과 관련한 증인 출석이 예정된 정무위원회 국감도 여야의 공방이 거셀 것이란 예상이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법무부와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에 대한 국감을 실시한다.

국감은 시작부터 여야의 난타전으로 흐를 전망이다. 먼저 국민의힘이 추 장관 아들의 군시절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 신청한 증인 채택이 모두 불발된 것에 대한 강한 유감 표명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 아들 서모씨(27)의 카투사(KATUSA·주한 미군 배속 한국 육군) 복무 당시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 '당직사병'이던 현모씨와 한국군지원단장 이모 예비역 대령 등 20여명을 증인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추 장관과 아들 서씨, 전 보좌관, 이 예비역 대령 등 피의자들을 모두 '혐의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한 만큼 국민의힘의 관련 증인 요청은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일단 추 장관에게 질의를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증인 채택을 두고 여당과 승강이를 벌일 경우 자칫 '발목잡기' 등 여론의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과정에서는 추 장관과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추 장관은 앞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아들과 관련한 질의를 계속하자 "소설을 쓰시네" "저 사람(김도읍 의원)은 검사 안하고 국회의원 하길 잘한 것 같다. 죄 없는 사람 여럿 잡았을 것" 등 '막말'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도읍 의원이 질의를 위해 여러 차례 추 장관을 호명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적도 있다. 이에 여당 소속인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추 장관에게 "법사위원이 질문하면 거기에 대해 답변을 하라. 답변하지 않을 자유가 있지만 성실하게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한 마디로 맹탕 국감이 될 것"이라면서도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에 추 장관에게 질의를 집중할 수밖에 없다. 아들 관련 건 외에 공수처 등 현안에 대한 질의도 충분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무위는 같은 시각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벌인다. 증인으로 금융사 대표와 임직원 등이 출석한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한 위원들의 집중 질의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자산운용사가 부실 운용을 숨기고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은 뒤 대부업체와 부실기업에 투자, 환매가 중단된 사건이다. 피해액은 라임이 1조6000억원, 옵티머스는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두 사건 모두 여권 인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국감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라임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최근 재판에서 "작년 7월 이 대표를 통해 당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또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문건에는 20여명이 넘는 정·관계 인사들이 거론돼 로비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라임·옵티머스엔 대통령의 측근 그리고 정권의 실세들이 권력을 사유화해 잇속을 챙기는 '권력형 게이트'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비판했다.파워사다리

야권은 라임·옵티머스 사건과 여권 인사 연루설에 대한 의혹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 등에 대한 책임 여부를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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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12일 경남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촌에 구절초가 활짝 피어 있다.

구절초는 구일초, 선모초, 들국화 등으로 불리며 부인병과 위장병에 효능이 있다. 2020.10.12

[산청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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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이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논평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내로남불' 아니냐는 역비판을 받았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발언이 최근 논란을 일으킨 여권 인사의 상황과 맞물리면서다.

조은주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지난 11일 논평에서 나 전 원내대표를 향해 "나 전 의원님은 공인"이라며 "공인으로서 부끄러움이 없다는 건 정말 해괴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 청년대변인은 "자녀 입시비리 의혹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하지 않고, 고소로 대응하는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사를 지적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을 요구하는 고발인에 대한 고소는 자칫 시민사회와 언론의 정당한 역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가 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자녀 입시 비리 의혹, 사학비리 의혹 등 13차례 자신을 고발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을 맞고소했다.

조 청년대변인은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경쟁력이 되는 세습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주 미세한 차이가 만들어내는 격차와 위력은 매우 크다"며 "극한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에서 특혜와 적폐는 최소한의 기준인 '공정의 룰' 자체를 저해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혜에 대한 시시비비를 떠나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조 청년대변인의 발언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등 여권 인사들이 연상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논평을 공유하며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용민 (민주당 의원)에게 해야 할 말"이라고 강조했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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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吉林)성 허룽(和龍)시에 있는 청산리 항일대첩 기념비. [독립기념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중국 지린(吉林)성 허룽(和龍)시 삼도구 청산리.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독립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가장 빛나는 승리를 거둔 곳이다. 국가보훈처 지원과 연변 조선족자치주 협조로 2001년 이곳에 세워진 높이 17m 60㎝, 너비 25m 크기의 청산리항일대첩기념비 뒷면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다.

"(전략) 소수로 다수를 타승한 이 전과는 연변 내지 동북 지역 반일 무장투쟁 사상 새로운 시편을 엮음은 물론 조선 인민의 반일 민족 독립운동을 추동한 력사로서 청사에 새겨졌어라. 청산리대첩은 '일군무적'(日軍無敵)의 신화를 깨뜨리고 연변 내지 전국 각 민족 인민의 항일 투지를 지대히 고무하고 일본 군국주의의 위풍을 추풍락엽처럼 쓸어버렸거늘…(후략)"


청산리대첩 100주년을 맞아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기념 메달. [연합뉴스 자료사진]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고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되면서 독립 열기가 한껏 높아지자 중국 만주에는 만세 시위에서 벗어나 무장투쟁 노선을 따르는 독립운동 세력이 집결했다. 독립군 간부를 양성하는 신흥무관학교와 사관연성소가 세워지고, 10여 개로 갈라져 있던 독립군 부대도 연합해 규모를 키웠다.

국내 진공작전도 활발하게 펼쳐지자 일본군은 독립군을 추격하려고 압록강을 건넜다가 1920년 6월 6일과 7일 봉오동에서 홍범도와 최진동이 이끄는 부대에 대패했다. 봉오동전투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한 일본군은 대규모 부대를 편성했다. 함경북도 나남의 19사단 대부분과 서울 용산의 20사단 일부, 러시아 연해주에 주둔하던 부대까지 2만5천 명의 토벌대를 동원했다.


2019년 10월 21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99주년 한국 독립군 봉오동·청산리·대전자령 대첩 기념식에서 애국지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당시 만주의 실력자인 군벌 장쭤린(張作霖)은 일본군의 만주 진출을 불허했다. 그러자 일본군은 중국인 마적단 두목을 사주해 훈춘(琿春)의 일본영사관 방화 약탈 사건을 일으킨 뒤 이를 구실로 삼아 병력을 출동시켰다. 만주의 자국민을 보호하고 마적단을 색출한다는 명분으로 10월 초 출병해 마구잡이로 한인들을 살해하고 당초 목적인 독립군 토벌에 나섰다.

북로군정서의 김좌진 장군은 이범석 장군과 부대를 나눠 청산리 백운평 계곡 양쪽에 매복하고 있다가 10월 21일 이곳을 지나는 일본군 5천여 명을 궤멸시켜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밤새 갑산촌으로 이동했다가 일본군 기병대가 천수평 마을에 머물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이튿날 새벽 기습했다. 이도구 어랑촌에 있던 홍범도의 대한독립군도 21일 밤부터 22일 아침까지 게릴라전으로 일본군 수백 명을 공격했다.

최대 승부처는 일본군 5천 명과 독립군 2천 명이 격돌한 22일 어랑촌 전투였다. 하루종일 공방전을 벌인 끝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있던 독립군이 승리를 거뒀다. 김좌진·홍범도 연합부대는 23일부터 25일까지 소부대로 나눠 이동하면서 맹개골과 만기구, 쉬구, 천보산 등지의 일본군을 섬멸했다. 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이어진 고동하 전투를 끝으로 6일간의 대전투는 막을 내렸다.


청산리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독립군 부대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독립기념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북로군정서가 임시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일본군 전사자가 연대장 1명, 대대장 2명을 비롯해 1천257명이고 부상자는 200여 명으로 기록돼 있다. 당시 중국의 랴오둥(遼東)일일신문과 독립운동가 박은식은 일본군 2천여 명이 전사한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영사관의 비밀보고서에 따르면 사상자가 연대장 1명, 대대장 2명, 소대장 9명, 병사 800여 명이었다고 한다.

독립군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경미했다. 상해임시정부는 전사자 130여 명, 부상자 220여 명으로 집계했다. 전투에 참여한 이범석 장군은 회고록 '우등불'에 전사 60여 명, 실종 200여 명, 부상 90여 명으로 기록했다.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체코군단. [주한체코대사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독립군이 서구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일본군을 격파할 수 있었던 요인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독립군이 지형을 잘 알고 미리 준비를 한 반면 일본군은 독립군을 만만하게 봤다. 당시 독립군은 체코군으로부터 사들인 박격포와 기관총 등 고성능 중화기로 무장하고 있었다.

오스트리아제국 식민지였던 체코는 1차대전 때 독일·오스트리아 동맹군의 일원으로 참전했다가 러시아에 투항해 동맹군과 싸웠다. 오스트리아의 패전은 조국의 독립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혁명 후 러시아 내전에 휘말린 체코군단은 배로 귀환하려고 시베리아를 횡단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여비 마련을 위해 무기를 독립군에 판 것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청산리전투 승전 100주년을 맞이해 국내 최초로 '김좌진 장군 독립서체'를 개발하고 독립 정신을 기리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독립군의 높은 사기와 동포 주민들의 헌신적인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우등불'에는 이런 대목이 등장한다. "교전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됐다. 굶주림을 의식할 시간도, 먹을 시간도 없었다. 마을 아낙네들이 치마폭에 밥을 싸서 빗발치는 총알 사이로 산에 올라와 한 덩어리, 두 덩이 동지들 입에 넣어 주었다."

동포 주민들의 눈물겨운 지원은 독립군 장병들의 사기를 더욱 높였다. 행군 도중 오발 사고로 전우를 죽게 만들어 사형수가 쓰는 용수를 쓰고 참전한 한 병사는 죽은 전우 몫까지 대신한다며 적진 깊이 뛰어들어 분전하다가 전사했다. 기관총부대 중대장 최인걸은 기관총 사수가 숨지자 자기 몸에 기관총을 묶은 뒤 고지로 올라오는 일본군을 향해 180도 회전하며 총을 난사하다가 실탄이 떨어지자 장렬하게 죽음을 맞았다.


2010년 10월 2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광장에서 청산리 독립전쟁 승전 90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군은 청산리 패전 앙갚음으로 인근 마을을 돌며 동포 양민들을 학살했다. 이를 경신참변으로 부른다. 10월 30일 용정촌의 기독교마을 장암동에서는 남자 33명을 교회에 가두고 불태워 죽였다. 만주판 제암리 학살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장암동 학살사건이다. 독립신문에 따르면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만주에 사는 한인 3천693명이 학살당했고 민가 3천288채, 학교 41개교, 교회 16곳이 불에 탔다.

흔히 조선족이라고 불리는 중국동포 가운데는 청산리전투에서 피를 흘린 부대원들의 후손이나 독립군을 도왔다가 일본군의 만행에 희생된 주민의 후손도 있다. 청산리대첩 100주년을 맞아 승리의 영광만 기억하고 독립유공자들만 추모할 것이 아니라 이름 모를 동포들의 헌신과 희생을 떠올리며 조선족 동포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파워볼사이트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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